"10불 설렁탕"… 타운 식당들 저가 메뉴로 불황 돌파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면서 LA 한인타운 요식업계가 ‘저가 마케팅’으로 불황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외식비 상승으로 한인 소비자들의 지출이 위축되자, 업주들은 통닭 1+1, 5달러 분식, 10달러 설렁탕 등 저가 메뉴를 앞세워 고객 유입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장을 봐서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낫다고 느껴야 지갑을 여는 시대”라며 “가격 경쟁력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가 메뉴는 마진이 거의 없지만, 브랜드를 알리고 신규 고객 유치를 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가격 전략이 경기침체 속에서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LA 한인타운 내 다수 식당이 저가 메뉴 전략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업소로는 ‘오늘통닭’, ‘엄마집’, ‘남산’, ‘LA왕발’, ‘설가’, ‘코리아타운 식당’, ‘서울분식’ 등이 꼽힌다. 치킨 프랜차이즈 ‘오늘통닭’은 통닭 1+1 프로모션(31.99달러)을 비롯해 삼계탕(15.95달러), 프라이드 치킨 런치세트(9.99달러) 등을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제공하며 한 달 만에 고객 수가 40% 이상 증가했다. 오늘통닭 피터 정 대표는 “한국산 한방재료 8가지를 넣은 삼계탕을 15.95달러에 판매하면서 타인종 고객이 많이 유입됐다”며 “통닭 1+1 이벤트 후 치맥을 즐기려는 중년층 고객이 늘어 매장 음악도 당시 인기곡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자주 찾는 ‘남산’은 찐만두(10달러), 비빔밥(13달러), 잔치·비빔국수(12달러), 돈가스(15달러) 등 가성비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업소 측은 “물가 상승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 이벤트”라며 “부담 없는 한 끼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착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마집’은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아침 메뉴로 동태찌개, 미역국, 우거지 해장국, 김치콩나물국 등을 9.99달러에 제공하고, 설렁탕은 온종일 10달러에 판매 중이다. 엄마집 장동주 대표는 “서울 출신 셰프가 고향의 맛을 살려 요리한다”며 “브런치처럼 즐기거나 요일별 아침 메뉴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설가’는 차돌 설렁탕을 19.99달러에서 9.99달러로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개업 2주년을 맞은 ‘LA왕발’은 사골 순대국, 돼지국밥, 해장국 등을 온종일 11.99달러에 제공 중이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내 ‘코리아타운 식당’도 수육국밥을 9.99달러에 내놓으며 화제를 모았다. 업소 관계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정말 마진이 거의 없는 가격”이라며 “고기양도 넉넉해서 투고 박스를 요청하는 고객이 많지만, 별도 비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식 전문점 ‘서울분식’은 닭강정, 떡볶이, 꼬치어묵, 튀김 모둠, 우동, 부대라면 등을 메뉴 사이즈에 따라 5달러, 10달러, 15달러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외식업 전문가들은 “저가 전략은 단기적으로 고객 유입에 효과가 있지만,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지속 가능한 메뉴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며 “가격 외에도 품질과 고객 경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영 기자마케팅 돌파 고객 유입 타인종 고객 중년층 고객